평창국제평화영화제 최은영 프로그래머가 올해 영화제 기대작 6편을 추천했다. 오는 6월 17일부터 22일까지 강원도 평창군 대관령면 횡계리와 알펜시아 일원에서 열리는 평창국제평화영화제에서는 총 26개국에서 온 78편의 영화가 상영된다. 개막작을 포함한 총 10개 섹션에서 베를린 영화제, 선댄스 영화제 등 유수의 국제영화제 수상작들이 상영되며, 거장의 작품들도 엿볼 수 있다. 팬데믹으로 함께하지 못한 해외 영화인들의 영상 메시지는 영화 상영 전 관객들에게 공개된다.
<웬디>
2012년 장편 데뷔작 <비스트>로 칸영화제 신인감독상과 선댄스 심사위원 대상을 비롯, 수많은 상을 휩쓸며 혜성처럼 나타난 벤 제틀린 감독이 무려 8년여 만에 연출한 두 번째 장편인 <웬디>는 피터팬이 아닌 웬디를 주인공으로, 피터팬 신드롬의 함의를 담고 있는 독창적인 원전의 재해석이 벤 제틀린 특유의 자연주의적 비전과 만나는 작품이다. 시종일관 눈길을 사로잡는 강렬한 이미지, 주인공 웬디를 비롯한 아이들의 매력이 빛나는 이 영화는 마치 기예르모 델 토로의 <오필리아와 세 개의 열쇠>를 연상시키는 기괴하면서도 매혹적인 동화로 감독의 독특한 개성을 유감없이 드러내고 있다.
<멈추지 않아>
치명적인 병마도 사랑하는 이들과 함께 행복해지려는 한 남자의 의지를 꺾지 못했다. 변호사이자 사회운동가로 활동하며 누구보다 충만한 삶을 살던 아디 바르칸. 아름다운 아내와 결혼에 골인하고 귀여운 아들을 얻어 최고의 행복을 만끽하던 그가 32세의 나이에 루게릭 병을 선고받는다. 몸이 무너지고 목소리를 잃어가는 혹독한 과정 속에서도 아디는 결코 세상에 대한 사랑을 놓지 않는다. 사회적 약자들에게 그토록 가혹했던 트럼프 시대를 관통하며 4년간 불굴의 정신으로 자신과 그를 둘러싼 삶을 더 나은 것으로 만들기 위해 모두를 끌어안고 전진하는 열정적인 리더인 실존 인물 아디 바르칸의 아름답고 놀라운 여정을 담은 다큐멘터리.
<유쾌한 바흐만 선생님>
2021 베를린영화제에서 심사위원상을 수상하며 찬사를 불러일으킨, 한 독일 소도시 작은 학교의 특별한 선생님과 아이들의 이야기. 프레드릭 와이즈먼의 관찰 다큐멘터리를 연상시키는 이 작품은 사회와 가정의 괴리, 언어와 문화의 격차를 겪는 이민자 아이들 모두가 자기만의 방식으로 어른이 되기를 바라는 한 소박하지만 위대한 교육자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바흐만 선생님은 개인의 이기심이 아닌 서로 격려하고 돕는 공동체의 존재가 무엇을 할 수 있는가를 몸소 실천하며, 인내심과 존중으로 아이들 각자의 내면의 빛을 이끌어내고, 때로는 그저 친구가 된다.
<아메리칸 다르마>
최근 미국 정치사의 비극을 주도한 인물들을 다뤄 온 다큐멘터리 거장 에롤 모리스가 트럼프의 참모이자 극우언론의 대부 스티브 배넌과 마주한다. <아메리칸 다르마>는 한 때 트럼프의 최측근 참모였으며, 극우 언론의 중심에 서 있는 논쟁적 인물 스티브 배넌과의 인터뷰를 에롤 모리스만의 독창적 방식으로 구성한 다큐멘터리이다. 한때 할리우드에서 다수의 다큐멘터리 제작에 관여했던 배넌이 공공연히 자신의 사명감을 투영시키는 1949년작 할리우드 전쟁영화 <정오의 출격>의 세트장을 재현한 공간에서의 배넌과의 인터뷰로 시작되는 이 영화는, 배넌이 자신의 극우적 성향을 일종의 애국적 리더쉽으로 치환시키는 과정에 대해 그가 인용하는 영화 클립들과 인터뷰를 절묘하게 매칭하여 그 실체에 조금씩 접근하고 있다.
<봄이 있었다>
팬데믹의 시작점이었던 2020년 봄을 지나온 사람들의 이야기를 한데 모아 재구성한, 낯설고 특별한 이탈리아 여행. <봄이 있었다>는 <지중해>로 우리에게 잘 알려진 이탈리아 감독 가브리엘 살바토레가 2020년 3월부터 6월까지 세계 각지에서 보내온 팬데믹 풍경을 수집하여 거대한 하나의 이야기로 만든 다큐멘터리다. 텅 빈 거리를 유영하는 배달원의 시선을 통해 바라본 낯선 이탈리아의 풍경, 전대미문의 재난 속에서도 서로 돕고 격려하며 현재를 이겨내려는 평범한 사람들의 이야기에는 공포를 넘어서는 어떤 숭고함이 담겨 있다.
<더 판타스틱>
<더 판타스틱>은 북한에서 비밀리에 유통되는 서구영화들을 경험한 북한 사람들의 인터뷰로 구성된 작품이다. 흥미로운 것은 통상적으로 제3세계, 혹은 폐쇄적인 국가에 대한 서구사회의 상상적 이미지라는 잘 알려진 매커니즘을 이 영화가 거꾸로 뒤집어 보여준다는 것이다. <더 판타스틱>에서 북한 사람들은 몰래 본 서구영화들을 통해 바깥의 세상과 서구 국가에 대한 호기심을 충족시키며, 서구사회의 현실적 삶에 대한 일종의 상상적 이미지를 만들어낸다. 영화는 북한 사람들의 인터뷰 사운드와 함께 북한 국경 지역을 보여주는 다큐멘터리 푸티지와 모호한 시각적 특수효과 이미지들을 교차시키며, 현실과 상상, 리얼리티와 판타지를 구성하는 심리적 기제에 대해 질문을 던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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