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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인 화보

밴드 넬, '데이즈드' 9월호에서 과거와 현재가 나눈 한편의 ‘다이얼로그’같은 화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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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매거진 <데이즈드>가 2021년 9월호를 통해 밴드 넬과 함께한 ‘다이얼로그’ 화보를 공개했다. 올해로 데뷔 22주년을 맞는 엘은 새 앨범 <Moments in Between>공개를 앞두고 꺼내고 꺼내도 변함없이 조화로운 네 사람의 색깔을 자랑했다.

오늘 9월 2일 공개될 앨범에 관해 묻자 종완은 “그동안 우리는 어떤 콘셉트가 있는 앨범 작업을 한 적이 없었다. 연인이 만나서 이별하는 과정을 각 곡으로, 그리고 그 곡들을 트랙 순서대로 배열한다는 콘셉트로 작업했다. 만남부터 이별을 한 곡 안에 다 풀어내기는 힘드니까.(웃음) 연인의 사랑에 관한 앨범이다. 처음으로.”라며 밴드 넬의 역사상 최초로 연인 간의 ‘사랑’을 테마로 삼은 앨범의 탄생을 암시했다.

여전히 이 사회에 대한 회의나 불신이 넬 음악의 근본이 되는지 물었다. 이에 종완은 “회의는 여전히 있다. 세상이 살기 좋은 곳이라고 느껴본 적은 없었던 것 같다. 삶이라는 게, 녹록하거나 행복하기만 한 건 아닌데, 그게 나쁘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이렇게 많은 사람이 부대끼며 사는 삶 가운데 힘이 들고 회의가 찾아드는 건 피치 못할 운명이다. 이걸 나쁘다고 생각하면 사실 삶의 의미마저 부정하는 게 된다.”라고 답했다. 넬의 음악이 아무리 어두워도 그토록 환하게 빛나는 이유였다.

많은 경우 동시대 밴드를 꿈꾸는 젊은 뮤지션들의 등대로 여겨지기도 한다. 재경은 “밴드라면, 음악을 만드는 데 개개인의 사사로운 욕심은 최대한 내려놓을 수 있어야 하지 않을까. 우리 사이에도 마찰이 전혀 없었던 건 아니지만, 그런 갈등이 좋은 음악을 만드는 데 과연 중요한지 한 번쯤 잘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며 따뜻하고 지혜로운 조언을 남겼다.

자그마치 22년, 넬의 지금이 있는 건 네 사람 모두 다른 것도 아닌 ‘음악의 힘’을 굳게 믿기 때문이었다. 재원이 꼽은 음악의 힘은 ‘공감’과 ‘위로’. “음악을 만드는 사람도 때로는 자신의 음악에서 위로를 받을 때가 있다. 듣는 사람과 100% 일치하는 느낌이 아니어도, 그 언저리의 감정을 공유하는 것도, 분명한 음악의 힘이라고 생각한다.” 정훈은 “다소 유치하게 이야기하자면, 음악에는 순간적으로 폭발하는 힘이 있다. 그러니까 누구라도 영화 속 주인공으로 만들어줄 수 있는 그런 힘. 울적할 때 그런 기분을 어루만지는 음악을 들으면 나는 이 세상 어떤 영화 속 인물보다도 더 슬픈 주인공이 될 수 있다. 어떤 음악은 하이틴 영화의 주인공이 지닌 것보다 더 벅찬 에너지를 선사하고, 어떤 음악은 내성적이고 소극적인 나를 반항아로 만들기도 한다.”며 마치 동화 같은 음악의 힘을 말했다. 끝으로 종완은 병세가 악화하며 소원으로 넬을 보고 싶어 했다던 한 지인의 자제를 떠올리며 끝내 음악의, 그러니까 넬의 힘을 믿어 의심하지 않을 것을 예고했다. “때로 음악은 남은 시간을 그야말로 ‘살아가게’ 만드는 힘의 원천이 될 정도로 불가해한 힘을 지녔다고 생각하게 된다. 물론 우리가 그런 음악을 하고 있다는 건 아니다.(웃음) 음악의 그런 가능성과 가치를 믿기 때문에 힘에 부칠 때도 놓지 않고 여전히 음악을 하고 있다 ”

공기를 가르는 말로도, 종이에 부딪힌 단어로도 넬의 지난 시간을 좀처럼 간추릴 수 없었다. 이 화보와 인터뷰는 다만 우리가 22년간 기다렸던 넬의 아름다운 미래인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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