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Z ZEX PRO 유선 이어폰, 3~4만원 대에 입문할 수 있는 상당히 괜찮은 음감용 이어폰!

 

개인적으로 KZ 제품은 KZ ZST를 제외하고 전부 실망을 하였다. 특히 1DD+2BA이상의 드라이버로 이루어진 KZ의 다중 하이브리드 이어폰들은 들을 때마다 진짜 기겁을 했다. 어떤 사람들은 사운드가 가격대를 능가한다고도 했지만 실제 들어보면 많은 BA드라이버를 제대로 조율하지 못해서 치찰음은 강하고 저음은 묻히거나 혹은 저음이 다른 BA드라이버를 다 삼켜버리는 경우가 허다했다. 도저히 음감용으로 사용하기 힘든 제품이란 이미지가 강했다.

이런 이유 때문에 텐막 프로, VJJB N1B, 수월우 스페이스쉽 등 차이파이 저가형 이어폰은 아직도 가지고 있지만 KZ이어폰은 마음에 들었던 KZ ZST 제품도 중고로 판매 한 후 단 1개의 KZ 이어폰도 가지고 있지 않았던 시기가 제법 길었다. 이어폰과 헤드폰이 150개 넘게 있는데 그 중에 KZ 제품은 단 1개도 없을 정도로 상당히 싫어했다. 그러다가 그래도 KZ제품 중에 그나마 괜찮다고 생각했던 KZ ZST와 KZ ZS5는 중고로 정말 말도 안 되는 저렴한 가격에 다시 영입을 하기도 했다.

어쨌든 그만큼 KZ제품에 대한 인상이 좋지 않았는데 최근에 KZ ZEX PRO 유선 이어폰 이야기가 많이 올라와서 역시 호기심에 구입을 했다. KZ ZEX PRO는 KZ ZST와 마찬가지로 1DD+1BA로 이루어져 있다. 그래서 처음 듣기 전에는 KZ ZST와 유사하게 저음이 많은 이어폰이라고 생각을 했다. 하지만 이런 생각은 KZ ZEX PRO를 듣고 난 후에 많이 바뀌게 되었다.

우선 KZ ZEX PRO는 저음이 많이 나오기는 하지만 이전 KZ제품들처럼 저음이 너무 쿵쾅 거려서 도저히 중음과 고음이 어디 있는지 분간하지 못할 정도의 제품은 아니란 것이다. 저음이 상당히 KZ제품 치고는 가다듬어져서 나왔다. 솔직히 여태까지 들었던 KZ제품들 중에 저음은 개인적으로 KZ ZEX PRO가 가장 마음에 들었다.

저음이 가다듬어지면서 중음과 고음도 상당히 밝고 명쾌하게 들리는 편이다. 그래서 예전에 KZ 이어폰들이 가지고 있던 고음을 너무 부스팅해서 치찰음이 심하게 발생하는 문제도 상당히 줄어 들었다. 특히 다수의 BA드라이버를 사용한 KZ이어폰들보다 오히려 KZ ZEX PRO의 1BA드라이버 내어주는 고음이 더 좋게 들릴 가능성이 높다. 그만큼 나름 저음, 중음, 고음 밸런스가 나쁘지 않다는 것이다.

물론 KZ ZEX PRO 역시 일부 음악에 따라서 치찰음이 들리기도 한다. 이런 치찰음에 민감한 분들은 조금 아쉬운 부분을 이야기할 수 있다. 하지만 이전 KZ제품들과 비교하면 이런 부분이 상당히 가다듬어졌다는 것은 틀림 없는 사실이다.

또 한 가지 더 KZ ZEX PRO에서 칭찬하고 싶은 것은 KZ이어폰들은 아무리 BA드라이버를 많이 사용해도 보컬 소리가 뒤로 물러나 있는 느낌을 받거나 혹은 존재감이 너무 없어서 그냥 싼 맛에 듣는다는 느낌이 많았다. 하지만 KZ ZEX PRO에서는 상당히 보컬이 앞으로 당겨진 느낌이라서 이전과 달리 음악 듣는 맛이 더 늘어났다.

개인적으로 KZ ZEX PRO는 10만원 이하 유선 이어폰 중에 가장 합리적인 가격에 음감용 유선 이어폰으로 입문하기 좋은 제품이란 생각이 든다. 그리고 자신이 황금귀가 아니거나 혹은 나처럼 이어폰에 많은 돈을 쓰기를 싫어한다면 KZ ZEX PRO 1개만 가지고도 오랜 시간 사용할 수 있다고 생각을 한다.

끝으로 KZ ZEX PRO에서 한 가지 더 칭찬할 수 있는 것은 바로 착용감이다. 몇 십만원 넘어가는 이어폰들보다 어떤 면에서는 착용감과 차음력이 더 뛰어나다. 고작 3~4만원 이어폰이 보여주는 이런 점들은 이 제품에 대한 호감도를 더 높여주는 역할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