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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드폰&이어폰 잡담

필립스의 명품 헤드폰 '피델리오' 시리즈 및 SHP9500은 왜 후속 제품이 제대로 성장하지 못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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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립스가 2012년부터 2014년까지 플래그쉽 모델로 내놓은 '피델리오' 시리즈는 적절한 가격에 다른 음향 기기 회사 제품의 100만원 대 제품과 맞먹는 성능을 내준단 평가를 받으면서 전 세계 오디오 관련 잡지 및 음향 웹진에서 다수의 수상을 하고 좋은 평가를 받았습니다.

여기에 피델리오 시리즈 바로 밑에서 떠 받쳐줄 개방형 헤드폰 SHP9500을 2014년에 약 20만원의 가격에 출시하면서 또 다시 히트를 쳤습니다. SHP9500은 20만원 이하 개방형 헤드폰 중에 가장 뛰어난 가치를 지닌 제품으로 선정되면서 전 세계적인 인기를 끌었고 지금도 여전히 그 인기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또한, 과거부터 인기 있었던 SHL시리즈의 시티스케이프 역시 패션 헤드폰으로 인기를 끌면서 필립스 음향 가전 부문에서 약진을 하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필립스가 다양한 음향 제품들을 출시하고 있었지만 늘 중저가 이미지가 강해서 그런 것들을 뒤집고자 발표했던 헤드폰 및 이어폰 플래급쉽 시리즈들이 시장에서 좋은 디자인과 성능으로 충분히 그 역할을 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특히 피델리오 시리즈인 X1, X2, L1, L2BO, M1, M1 MKII, F1 등은 대부분의 제품들이 좋은 평가를 받았기 때문에 이 시리즈 중에 인기를 끈 제품들은 계속해서 시리즈로 이어질 것이란 기대를 하기에 충분했습니다. 하지만 전혀 그러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무엇보다 최근 필립스가 음향 가전 부문을 중국 회사에 넘겨버리면서 앞으로도 피델리오 시리즈는 X3가 마지막이 될 것이란 예상이 많습니다. 가장 최근에 나온 X3는 이전 제품들과 비교해서 큰 반향을 일으키지 못하고 시장에서 조용히 사장 되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인수한 중국 업체에서 무선이 아닌 유선을 계속 생산할 가능성은 거의 없어 보입니다.

이런 필립스 헤드폰 및 이어폰의 위치가 안타까운 것은 나온 지 10년이 거의 다 되어가는 X1, X2, SHP9500 등이 이름을 X1S, X2HR, SHP9500S란 이름으로 재 생산 되면서 전 세계적으로 여전히 팔려나가는 스태디 셀러로 남아 있다는 것입니다. 특히 중국과 일본에서 이 제품들의 인기가 상당히 좋아서 앞으로도 계속 이런 이름을 달고 나올 것으로 보입니다.

그렇다면 왜 필립스는 이 제품들의 후속 작을 제대로 만들지 못했을까요? 그것은 다름 아닌 과거에 필립스가 음향 부문 관련해서 기타 회사 깁슨에게 1,346억원에 2014년 권리를 넘겼기 때문입니다. 깁슨은 필립스란 이름을 그대로 사용하면서 음향 부문 관련해서 모든 권리를 가져왔고, 하필 그 시기가 필립스가 의욕적으로 피델리오 시리즈를 런칭해서 막 성장을 해가고 있을 때입니다.

문제는 깁슨이 필립스 음향 부문을 인수하고 난 후에 자금난에 시달리면서 제대로 인수한 제품들을 성장 시키지 못하고 그냥 리패키징 형태로 제품을 생산해서 팔면서 부터입니다. 특히 깁슨이 만든 피델리오 X2(X2HR도 동일) 같은 경우에는 필립스가 만들 때와 제품 품질에서 차이가 났습니다. 같은 가격대인데 원가 절감을 하면서 만듦 새가 과거에 나온 제품보다 떨어지는 사태가 발생한 것입니다. 이런 것들은 필립스 헤드폰 및 이어폰 모든 부분에서 전체적으로 같은 현상이 발생했습니다.

여기서 끝난 것이 아니라 깁슨이 점점 회사 부채가 늘어가면서 제대로 무선 시대의 제품 개발을 하지 못한 것입니다. 피델리오 시리즈와 SHP9500의 후속도 제대로 만들지 못한 상태에서 유려한 디자인을 가지고 있는 시티스케이프 시리즈를 무선으로 제대로 옮겨가지 못했습니다. 오히려 인기 시리즈였던 시티스케이프가 깁슨 인수 후 사라지는 사태가 발생하고 말았습니다.

특히 2017년 들어서 깁슨의 회사 상태가 더 나빠지면서 결국 필립스 음향 부문을 뱉어 내게 됩니다. 다시 필립스가 가져와서 의혹적으로 무선 제품들을 만들어내기 시작했지만 이미 다른 회사보다 몇 년이나 늦게 뛰어들면서 완전히 그 시기를 놓치고 말았습니다.

이렇게 되면서 피델리오 시리즈 중에 여전히 인기를 끌고 있는 X1과 X2, 그리고 입문형 개방형 헤드폰으로 독보적인 지위를 가지고 있는 SHP9500은 중국 공장에서 이름을 약간 바꾸고 리패키징 해서 파는 일이 발생하게 됩니다. 더 이상 필립스도 플래그쉽 상품 개발에 돈을 투자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여준 것입니다.

결국 피델리오 시리즈는 한참 위세를 떨칠 때 깁슨에게 인수되면서 제대로 후속 제품이 개발 되지 못하면서 결국 리패키징 형태로만 살아 남을 수밖에 없는 시리즈가 되고 말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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